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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베이글뮤지엄 레이드를 뛰고 왔다DAILYLOG 2024. 1. 31.
🥯 런던베이글뮤지엄 잠실점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00 1층 (신천동)런던베이글뮤지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00
map.kakao.com
베이글이 그렇게나 쫀득하니 맛있다는, 그리고 전반적인 컨셉이 목가적인 분위기의 영국 우드 인테리어라는 곳에 가 봤다. 잠실 월드몰 1층의 내부 정원 쪽에 있는 런던베이글뮤지엄. 광화문 쪽에도 있다고 들었는데, 뭐, 잠실이나 거기나 느낌은 비슷하겠지. 🤷♂️다른 일을 보러 오전에 그 부근에 갔던 거라 매장 오픈시간(10:30. 롯데 몰 오픈시간과 동일)까지 꽤 시간이 남았던 상황이었지만, 소위 말하는 오픈 런이 매일같이 벌어지는 곳이라는 일행의 우려 아닌 우려에 캐치테이블 어플로 미리 예약을 해 두었다. 09:00 ~ 09:25 사이에 어플 예약을 했던 것 같은데, 입장 알림을 받은 건 10:35 전후. 그리고 가게 앞에는 이미 두어 줄이 생성돼 있었지. Seriously? 평일 오전인데도 인류가 이 정도로 기다려 사 먹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매장이 협소해서 대부분이 To-Go 인데?? 🤔 아무래도 웨이팅이 긴 곳은 이렇게 체험 전부터 의구심을 1 스택 쌓고 가게 되는 부정적인 효과가 있다.
이들의 테마 캐릭터는 테디베어일 줄 알았는데. 여기가 아닌가? 온갖 곳에 말 사진과 말 인형이 놓여져 있었다. 목재 인테리어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외국의 마구간을 개조한 베이커리 같다는 느낌을 받았음. 물론 매장에서는 깨끗하고 맛있는 냄새만 난다.
입구에서, 먹고 갈 건지 포장해 갈 건지를 전달하고 나면, 매장에 진입한 후에도 다시 줄을 서서 베이글을 살 준비를 해야 한다. 이건 뭐, 빵 배급 받는 어느 중세의 평민이 된 기분이군. 신선한데? 😑 생각보다 사람들이 빠르게 고르고 빠져서 (하지만 나라도 그럴 것 같고, 실제로 그러하였다. 인구 밀도가 너무 높은 곳이야) 내부에서의 웨이팅은 그리 길지 않다. 그러니 매장 구경은 적당히 하고, 어떤 빵을 사갈지 미리 정해두는 게 좋겠다. 빵 종류가 아주 많아.
한켠에 저렇게 빵들을 쌓아 놓곤, 조금 빈다 싶으면 빠르게 리필을 하는 시스템이었다. 이용자가 많은 만큼 직원 수도 충분해서, 응대에 대한 불만은 없었음. 그저, 면적 대비 인구 밀도가 너무나도 높아서 숨 막힌다는 게 문제였지..만, 이건 이 동네의 고질적인 문제니까 어쩔 수 없겠다. 피로해...
굉장히 다양한 베이글이 있어서 신기하긴 했다. 단순한 베이글 뿐만 아니라 베이글을 반으로 쪼개 그 안에 갖가지 필링들을 채워 넣은 헤비한 베이글들도 있더라. '베이글' 하면 대충, '코스트코 등의 마트에서 집어 오는 크고 질긴 듯 쫄깃한 도넛 형태의 빵' 정도의 인식만 가지고 있던 사람으로서 신선한 놀라움이었음. 이렇게 또 먹거리에 있어서의 지평이 넓어졌다, 반 발자국 정도. 좁긴 좁으니까. 헹.
이들의 대표 캐릭터는 말인가 개인가.
베이글 다섯 개와, 손바닥 보다 작은 사이즈의 크림치즈 하나를 샀는데 3만 원이 나왔다. 물론 베이글 하나하나가 크기도 큰 데다가 딱 봐도 포만감이 헤비해 보였기 때문에 개당 평균 5천 원 이상이라는 사실은 흘끗 넘길 수 있었는데.. 아니, 여긴 무슨, 조선 수도 안의 브리티쉬 타운인가...? 몇몇 메뉴판, 공지사항도 영어로 (또는 영어를 크게, 한글은 작게) 적혀 있던데, 영수증의 상품명과 업체 정보마저 죄다 영어로 적혀 있다.
빵들을 가져가기 위한 종이백도 400원이야. 세상에. 아무리 지식재산권이 소중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곤 해도, 이건 조금 충격적이다. 아래와 같이, 다른 나라 국기와 다른 나라 언어를 디자인적으로 우수하게 배치한 종이가방. 개당 사백 원. 이 업체는 이 베이글 외에도 케이크 베이커리를 운영하고 있다던데, 거기도 비슷하겠지. 전체적으로 브랜딩을 아주 잘 한 곳인가 보다.
베이커리인데 한 켠에서 스티커, 엽서, 연필과 가방 같은 굳즈까지 팔고 있었어. 정말 브랜딩을(2).
'브릭레인'이라는 시그니처 품목을 먼저 먹어 봤다. 아래위 모두 깨로 촘촘하게 뒤덮인 고소하고 쫀득한 베이글 사이에, 꾸덕하고 진한 크림치즈를 두껍게 채운, 그리고 거기에 되직한 꿀을 뿌려 먹는 베이글이었다. 맛있긴 했어. 가격 책정 자체에는 불만이 없게끔 깨도 크림치즈도 넘치도록 많았고 꿀도 충분히 제공됐다. 빵도 쫄깃했어.
저런 헤비한 품목 이외에는 냉동했다 해동해 데워 먹어도 괜찮다고 한다. 애초에 그것만 믿고 비상식량 용도로 여러 개를 샀지! 일단 냉동실에 쟁여 놓긴 했는데, 언제쯤 먹게 될지는 모르겠다.
어쨌거나, 총평은 '오, 명성대로 독특하고 맛있긴 하네요' 였지만. 이런 기본 감상에 이어서, 이걸 굳이 별도의 어플까지 써 가면서 몇 십분을 기다렸다가 사 먹어야 하는가? 그것도 복작복작한 매장에서?ㅡ의 단계에서는, 글쎄, I don't think so...😑 아예 한적한 곳에 매장이 생긴다면 다시 가 볼 의향이 있는데, 이렇게 도심 한복판에서 영원한 웨이팅의 고통을 수반해 가며 먹어야만 한다면 굳이(2) 다시 찾아가진 않을 듯하다. 혹시 시그니처 빵들 다 빠진 후에는 좀 사람이 적으려나? 궁금하네. 잠실이든 광화문이든, 그 부근에 들르게 되면 한번 염탐은 해 봐야지.
오랜만에 광역버스를 탔고, 3천 원에 육박하는 요금을 보며 또 다시 구슬피 쐉욕을 하..려 했다가 쏙 들어갔다. 여긴, 그래, 자리마다 하차벨도 있고, 기기 충전용 USB ports도 있다고. 한산한 시간대의 좌석버스에 이 정도면 뭐, 나쁘지 않지. 베이글보다도 싸고 말이야...